안녕하세요
오늘은 4월에 한라산 등산한 후기와 준비물, 난이도, 옷차림, 소요시간 등에 대해 포스팅 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한라산 등반 필수 준비물로는 땀을 잘 흡수하는 이너와 등산복, 밑창이 두꺼운 등산화, 등산스틱, 정상에서 걸칠 겉옷 하나, 물과 포카리스웨트/게토레이 등의 음료 넉넉히, 간식거리, 점심 식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쓰레기봉투를 챙기셔야 합니다.
그 외 선택 준비물로는 정상에서 갈아신을 양말, 주류를 제외한 커피 등 기호음료, 등산방석, 모자, 등산장갑, 물티슈, 현금 2000원 등이 있습니다.
현금 2000원을 준비하는 이유는 한라산 등정 인증서를 받기 위해서인데요, A4용지에 인쇄해주는 종이 한 장이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받고 나면 그렇게 뿌듯하고 기쁠 수가 없습니다.
카드는 안되고 현금만 가능하다고 하시니 현금을 챙겨가시길 추천드립니다.
한라산 탐방을 위해서는 예약이 필수입니다.
저는 한라산 탐방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등산 날짜를 예약했고, 시간은 8시까지 입산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예약 시간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입산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여 예약이 취소된다는 말을 들었는데, 입구에 가보니 직원분은 좀 지나도 들어갈 수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한라산 등반코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아직 등산이 능숙하지 않아 오르는 코스는 아묻따 성판악으로 정했지만 하산을 어디로 할 지는 총 소요시간과 저의 체력 등을 고려해서 정해야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많은 분들이 선택한다는 성판악 등산-관음사 하산으로 코스를 정했고, 아침에 관음사에 주차를 한 뒤 콜택시를 이용해 성판악 입구로 이동했습니다.
관음사코스 입구에서 성판악코스 입구까지 거리는 약 12km, 택시비는 13600원이 나왔습니다.
제가 주차할 때 관음사 주차장은 매우 널럴했는데 성판악 방향으로 가다보니 성판악 입구쪽 주차장은 이미 만차가 되어 한참이나 동떨어진 제2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다시 버스나 택시를 타려고 서있는 등산객이 정말 많았습니다.
혹시 저처럼 관음사로 내려오실 분들은 주차를 관음사에 하시면 더 넓은 주차장에 쉽게 주차하실 수 있습니다.
입구에 도착하면 한 번에 일정 인원만을 들여보내는지 줄을 세워두는데요, 이때 예약 문자와 함께 전송된 QR코드를 준비하시면 됩니다.
줄을 서 있으면 직원분이 왕복 9시간이 걸리는 코스이다, 단순히 무릎이나 발의 통증으로는 도와줄 수 없다, 다쳤을 때만 직원이 가서 도움을 주니 신중하게 생각하고 입산하라는 이야기를 계속 하십니다.
한라산에는 멧돼지가 종종 출몰한다고 하니 꼭 지정된 탐방로만을 이용해 등산하시길 바랍니다.
초반에는 완만한 경사에 지푸라기(?)가 깔려있어 바닥이 폭신하고 바람은 선선하고 산책하듯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이한 모양의 잎파리가 있는 나무도 한라산 아래쪽에서 많이 보였습니다.
드디어 한라산 등반을 준비하며 수없이 찾아본 유튜브와 블로그에서 보던 탐방로 안내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어쩐지 길이 너무 완만하고 쉽다고 생각했더니 역시나 등산 난이도 '쉬움'에 속하는 코스였습니다.
해발 1000M석을 보니 이제 중간쯤 왔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아~주 간혹 이렇게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요, 이런 곳은 거의 없다고 보는것이 무방합니다.
대부분이 계단이나 길 한쪽에 그냥 앉아서 쉬기 때문에 등산용 작은 방석을 챙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중간에 소나무 길도 만나는데요, 슬슬 더워지기 시작해서 소나무 그늘이 반갑습니다.
괜히 한라산이라 공기도 더 좋은 것 같은 기분이고 상쾌함을 느끼며 쭉쭉 올라가봅니다.
한라산은 코스가 길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내에 하산을 시작해야합니다.
따라서 4월 기준, 진달래밭 대피소를 12시 30분 이전에 통과해야 백록담까지 가고 오후 2시 이전에 하산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무난하게 속밭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한라산에는 대피소에만 화장실이 있으므로 당장 급하지 않아도 화장실을 한번씩 들르시길 추천합니다.
다른 산 같으면 탐방로 옆쪽에서 해결을 한다고 해도 한라산은 탐방로가 아닌 길은 통제되기 때문에 중간중간 화장실에 다녀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속밭대피소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쉬고 계십니다.
나무 데크가 조성되어 있고 앉을 수 있는 곳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속밭 대피소를 지나 이제 전체 등산 코스의 절반가량 왔습니다.
그동안 주말마다 등산을 간간히 다녀서인지 다행히 아직까지는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돌길은 계단도 아니고 평지도 아닌 것이 불규칙하게 울퉁불퉁해서 발의 피로도가 높은데 나무 데크로 계단이 깔려있는 구간에 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아직 정상은 멀었다는걸 알면서도 점점 하늘이 보이면서 설레기 시작합니다.
여담이지만, 사진 속에 파란 상의를 입은 아이가 어찌나 산에 잘 오르던지 감탄했습니다.
힘들다고 떼를 쓰기는커녕 부모님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당차게 오르는 모습이 대단해보여서 저도 모르게 너 정말 대단하다고 말을 붙였습니다.
사진속 내려오는 모습도 뒤처진 엄마를 데리러(?)가는 길인데 사진에 같이 찍혔습니다.
꼬마아이에게 한두마디 건네고 저도 다시 열심히 가봅니다.
제주 도민인 친구가 한라산 중반만 가면 노루가 널렸다고 했는데 저는 아쉽게도 한 마리도 보질 못했습니다.
몇 년 전 사려니숲에서 두세마리의 노루를 보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어서 한라산에서도 마주치길 바랐는데 못내 아쉽습니다.
8시부터 등산을 시작해서 오전 10시 42분, 드디어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나름 쉬지 않고 오르기는 했는데 워낙 속도가 느려 시간을 많이 단축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내려갈 체력을 남겨둬야 하니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컵라면과 김밥을 준비해왔는데요, 김밥이 너무 맛있었어서 따로 포스팅해볼 생각입니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계속 생각나던 냉커피를 먼저 한모금 마셔봅니다.
평소에는 마시지도 않는 믹스커피가 산에만 오면 왜이렇게 맛있는지 이번에는 아예 커피를 타서 담아왔습니다.
달달한 맛의 카페인이 몸에 쭉쭉 퍼지는 기분입니다.
한라산 내의 모든 화장실에는 손을 닦을 수 있는 시설이 없습니다.
저는 물티슈를 챙겨가서 가볍게 손의 땀이나 로프를 잡으며 묻었을 먼지를 닦아내고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진달래대피소에서 식사를 맛있게 하는데 바람이 꽤 불고 엄청난 크기의 까마귀떼들이 돌아다닙니다.
사람을 겁내지도 않고 음식을 얻어먹으려는건지 사람 주위에 서성이며 크게 울어대는데 괜히 무서워서 얼른 식사를 마치고 일어납니다.
쓰레기는 꼭 되가져오셔야합니다!
한라산 진달래대피소는 그 이름답게 지천에 진달래 나무가 가득했는데요, 아직 추워서인지 이정도만 피어있고 나머지는 봉우리였습니다.
한라산 정상에도 화장실이 없으니 꼭 여기에서 마지막 화장실을 들르셔야 합니다.
파란 하늘이 보이고 백록담 표지판이 보이니 점점 의지가 강해집니다.
진달래대피소는 12시 30분 통과, 정사에서는 오후 2시 이전에 하산 시작을 하셔야 안전한 산행이 가능합니다.
식사를 하고 나니 오히려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가방이 가벼워져서 그런가?하는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올라가봅니다.
1500M라니 이제 정말 다 온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진달래대피소를 통과하고 나면 이런 돌길이 이어지는데 체력 소모가 꽤나 큽니다.
이런 지형때문에 꼭 밑창이 두꺼운 등산화를 준비하셔야 한다고 적은 것입니다.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발에 충격과 피로가 더하기 때문에 꼭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산에 오르셔야 합니다.
금세 지쳐버려서 1600M석은 보지 못하고 지나친줄 알았는데, 이제야 나타납니다.
식사 후라 몸이 무겁고 발의 피로도가 쌓이기 시작합니다.
거짓말 안하고 나무데크길에서는 뛰어서도 갈 수 있습니다.
다시 돌길입니다.
두어번 앉아서 숨을 고르며 물을 마셨습니다. 통행에 방해만 되지 않도록 한쪽에 잘 앉으면 다른 분들이 알아서 피해가십니다.
산행이 길고 식수가 귀하니 남는 한이 있더라도 물과 음료는 넉넉히 준비하셔야 합니다.
저는 성인 두 명이 한라산 등반을 했고 얼음물 두 병, 생수 한 병, 게토레이 두 병, 커피를 챙겨갔습니다.
결론적으로 물이 남았지만 그래도 부족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날이 더워지면 그만큼 땀을 더 많이 흘리고 물도 더 많이 마셔야하니 계절에 따라 물을 알맞게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백록담까지 1km남았습니다.
고지가 코앞인데 앞으로 나무 데크길이 깔려있어 다시 의지가 솟아나기 시작합니다.
어..?
멀리서보니 줄줄이 계단입니다.
등산 초보 시절에는 계단만 나오면 그렇게 가기 싫었는데, 이제는 산에 좀 다녔다고 계단이 편하다고 큰소리 치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간혹 울 듯한 표정으로 계단을 오르는 분들이 계셨는데 불과 몇 달 전의 저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지칠때 뒤를 돌아보면 광활하게 펼쳐진 한라산 자락과 멀리 제주 바다가 보이는데 멋진 풍경을 보며 숨을 고르면 다시 올라갈 힘이 생깁니다.
이제 정말 다 왔습니다!
그런데.. 한라산 정상석에서 사진을 남기려는 인파가 이렇게나 많습니다.
바람이 너무 거세게 불어서 챙겨간 겉 옷을 챙겨 입었습니다.
4월 중순인데다 최근 초여름 더위라 불릴만큼 날씨가 따뜻했어서 겉옷을 챙길까 말까 고민했는데 챙기길 잘했습니다.
면 소재의 겉옷보다는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방풍자켓을 챙기시길 추천드립니다.
한라산 정상에서도 식사를 하는 팀이 몇 계셨는데요, 바람이 너무 강해 다들 소리를 지르며(?)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이르더라도 진달래대피소에서 식사를 하고 올라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와 물이 있습니다!
최근에 비가 자주 와서 물이 있을거라고 큰소리는 쳤지만 제주도의 지형이 워낙 물이 빨리 빠지는지라 약간의 걱정도 있었는데 다행히 물이 담긴 백록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거센 바람을 앞뒤로 맞으며 50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너무 추워서 제자리뛰기도 하고 바람막이 모자의 끈을 조이며 최대한 바람을 피하다보니 제 차례가 됐습니다.
아직 뒤에 대기줄이 많으니 줄 서있을때 생각해둔 포즈로 빠르게 사진을 찍고 빠집니다.
같은 위치인 것 같은데도 백록담 앞에는 유독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댑니다.
성인도 휘청일만큼 거센 바람이라 사진을 찍으면서도 핸드폰을 놓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한라산 초입에서 '아 맞다, 삼각대 호텔에 두고왔다!' 했었지만 올라가보니 삼각대는 전혀 소용이 없을 것이란걸 깨달았습니다.
괜히 무겁게 들고가지 마시고 앞사람, 뒷사람에게 부탁해서 찍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진찍겠다고 줄 서고, 백록담 바라보고 하느라 1시간정도 바람에 시달리고 추위에 떨었더니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졌습니다.
관음사 코스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아쉽게도 구름이 많이 끼어서 정상에서는 아래쪽이 멀리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관음사 코스가 볼거리가 많아 하산코스로 많이 정하곤 하니, 내려가다보면 어떤 뷰가 펼쳐질지 기대도 됩니다.
미국은 가본 적도 없지만 왜인지 미국의 어느 국립공원인 것만 같은 뷰입니다.
나무 데크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헬기장이 보입니다.
헬기장에서 보는 뷰도 입이 벌어지게 웅장합니다.
헬기장을 마주보는 공터에서 쉬는 분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역시 커다란 까마귀들이 대기중인 모습 보이시나요?
울음 소리는 또 얼마나 큰지 시내에 비둘기도 무서워서 피해다니는 저에게 큰 시련이었습니다.
정상에서 체력소모가 컸던 탓에 한참 내려온 것 같은데 아직 1.3km밖에 내려오지 못했습니다.
허탈한 기분에 "뭐야! 한참 내려온 것 같은데 이제 1키로라고?" 했더니 옆에 계시던 아주머니가 "그러게요."하며 웃어주셨습니다.
머쓱하게 한 번 웃고 다시 열심히 내려가봅니다. 속도가 느린 탓에 남들보다 부지런히 움직여야 합니다.
사진으로는 심해보이지 않지만 중간중간 꽤 가파른 계단도 있습니다.
내려가면서 보니 왜 관음사 코스로 등산을 잘 안하는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가본 적 없는 미국의 어느 국립공원뷰2
미세먼지가 없어 하늘이 정말 푸르고 맑았습니다.
철다리는 거의 흔들리지 않지만 작정하고 흔들면 흔들립니다.
핸드폰 카메라 렌즈에 빛이 비치면서 희미한 무지개가 생겼습니다.
뷰가 정말 장관입니다.
어차피 낙석은 개인이 주의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에 데크길을 유유히 걸어봅니다.
세월의 흔적에 곳곳이 닳고 조금 기울어있지만 돌길이 아닌게 어디냐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가본 적 없는 미국 어느 국립공원뷰 3
관음사코스 하산 기준 첫 대피소인 삼각봉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물티슈로 손을 닦고 벤치에 앉아 간식도 먹고 삼각봉도 바라봅니다.
바람이 워낙 거세서 구름이 밀려나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일 정도입니다.
다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한치 앞을 모르고 폭신한 매트가 깔려있다며 기분좋게 출발해봅니다.
역시 바로 나타난 돌길입니다.
저는 하산할 때만 스틱을 사용했는데요, 등산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근데 어머님뻘 되는 분들도 착착 잘 가시는 걸 보면 제가 아직 등산이 능숙하지 않아서 더 힘들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곳곳에 볼 거리가 있으면 사진 찍는다는 핑계로 몇 초간 쉬어갈 수 있습니다.
소나무길이 너무 예쁘다며 사진도 찍고 감탄사도 내뱉으며 멈춰서있다가 저를 앞질러 가는 분들을 보고 정신을 차립니다.
성판악 탐방로에는 사망사고와 관련된 표지판이 없었는데 관음사 탐방로에는 있는 걸 보아 만만치 않은 코스임이 틀림없습니다.
지병이 있거나 체력이 약한 분들, 전날 과음하신 분들은 본인의 안전을 위해 한라산 등산을 다음으로 미루셔야 하겠습니다.
이제 절반 내려왔습니다.
올라갈때의 1000M석과 내려올때의 1000M석을 보는 기분이 왜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직후에 한라산에 오르면 계곡처럼 이 돌들 사이로 물이 흐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산길인데 오르막은 반칙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아직 정상에서 추위에 떨던 몸에 열이 덜 오른 참이니 열심히 올라가 봅니다.
정말 용암이 흘렀던 것 같은 흔적이 있는 커다란 바위 위로도 건너봅니다.
비가 쏟아지면 물이 거세게 흐르는지 범람하면 절대 계곡을 건너지 말고 사무소로 연락하라는 현수막이 양쪽에 걸려있습니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부상자인지 두 명이 레일을 타고 내려오고 있었는데요, 탐방로를 벗어나 레일에 접근해 자신도 태워달라고 고집을 부리는(?) 탐방객도 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분이 바로 태우지 않고 한창 실랑이를 한 것으로 보아 부상자는 아닌것 같고 단순히 힘들어서 태워달라고 한 것 같은데, 그 자리가 정말 필요한 다른 분을 위해 그런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려오다보니 직원분이 관음사코스로 올라가며 아직 내려오지 않은 분들을 체크하며 하산하도록 하고 있었는데요, 매일 한라산을 오르는 직업이라니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앞서 몇번이나 말씀드렸듯이 속도가 매우 느린 편인 데다가 내려오면서는 무릎 통증으로 수차례 쉬며 내려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총 소요시간이 더 걸렸습니다.
오전 8시에 시작해서 6시 반에 관음사 탐방로 입구에 도착했으니 총 10시간 30분이 걸렸구요, 순수 총 등반 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2시간 반~3시간 정도 쉰 것 같습니다.
이 중 사진 찍는 대기시간 1시간, 식사 및 휴식이 2시간 조금 안되게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말씀드린 한라산등반인증서입니다. (구겨지지 않게 잘 가지고왔는데 들고 찍었더니 구겨진 것처럼 찍혔네요)
탐방로 입구에 위치한 무인 발급기나 탐방지원센터에서 발급이 가능합니다.
발급을 위해서는 정상에서 찍은 사진이 필요하며, 1인당 현금 2천원의 발급비가 발생합니다.
원래 탐방지원센터에서는 6시까지만 발급 업무를 해주시는데, 제가 무인 발급기가 고장난 것을 보고 좌절하자 직원분이 이쪽으로 오라며 원래 안되는건데 해주겠다고 흔쾌히 발급해주셨습니다.
늦어도 6시까지는 내려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조금씩 지체되는 바람에 속상할 뻔 했는데 친절하신 직원분 덕분에 인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어 정말 기뻤습니다.
또 한장 한장 투명 파일에 끼워주시니 육지로 가지고 올때도 크게 구겨지거나 찢어지지 않게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음사 코스 입구에 주차해둔 차에 올라 숙소로 이동하려는데 길가에 겹벚꽃이 흐드러지게 만개해있습니다.
생각보다 하산 시간이 늦어져 햇빛이 비치는 쨍한 꽃사진은 아니지만 여러모로 뿌듯했던 하루에 더없이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저는 30대 초반 여자 성인으로 작년 가을쯤부터 등산을 시작해서 겨울엔 잠시 쉬고 봄부터 다시 등산을 시작했구요, 홈트와 런닝을 병행한지 2달 안팎인 체력이 좋지 않은 사람입니다.
최근에 등산이 취미로 자리잡은 차에 제 생에 가장 젊은 날, 운동을 하고 있는 지금이 한라산 등산에 적기라는 생각이 들어 등반에 도전했습니다.
오를때는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10분밖에 쉬지 않았지만 내려오는 길이 너무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오랜시간 체력 소모가 큰 탓도 있었겠지만, 기본 체력이 부족했던 탓이 컸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무사히 등반을 마쳤고, 5일정도 다리에 알이 베겨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도 부디 한라산 등반은 신중하게 고민하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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